스케치업 일주일만 배우면 이 정도는 한다

 올해로 종합 건설 회사에 근무 한지 햇수로 15년 차인 순녹. 2013년 쯤에 베티성지에 있는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의 주임 신부님께서 손님이 오면 소개할 자료를 요청해서 파워포인트로 이쁘게 만들어서 보냈다.


 몇 일뒤에 윗사람 曰 '순녹 과장! 신부님께 보낸 자료 잘 했는데 좀 아쉬워 하시더라. 너 3D 할줄 아냐?'고 물어 왔다.


 순간 나의 머릿속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찰나의 순간에 '못한다.'고 답하라고 뇌는 말하였으나 입은 해 보겠다고 했다.


 '몇 일이면 되냐?'는 말에 그 놈의 입에 베어 버린 '일주일 정도는 걸리 겠습니다.'고 했다.

 

 2002년에 건축과 졸업생으로서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있는 자료 없는 자료 다 찾아 다니면서 익힌 3DS MAX를 조금만 익히면 될거라는 착각을 했고, 3DS MAX 를 회사 사무실 컴퓨터에 깔았고, 맥스를 실행 시켰다. 

 

 흠.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인터페이스가 참 많이 좋아졌구나'라고  감탄하다가 멘탈 붕괴가 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1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래저래 인터넷으로 맥스 사용법을 찾아 보다가 답이 나왔다. 이걸 다시 익히는 시간이 일주일은 넘을 거 같았다. 어릴 때, 맥스보다는 간단했던 3D 프로그램이 폼지라는게 있어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3차원 프로그램을 찾았고,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구글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이 있길래 무작정 다운 받아서 공부해 보니 너무 쉬웠다. 


 일단 기본적으로 도면에 대한 이해도는 만렙이었고, 도면 및 최양업 신부 기념과 사진이 몇장은 있었기에 '스케치업 기능'을 익히는데는 1일 이면 충분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캐드 도면 불러오는 방법', '축적 조정', '점,선,면 만들기' 등등 기본적인 것 등을 익히면 익힐 수록 구글 스케치업은 건축 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맵핑 방법은 몰랐지만 일단은 모델링을 하면서 익히자는 생각으로 도면을 불러와서 스케치업으로 3D를 올리던 과정을 적어 보겠다. 


 학생 여러분들은 꼭 구글 스케치업 능숙하게 배우길 바란다. 배운 시간 대비 엄청난 이점이 있는 것 같다. 그 당시 37세인 나도 일주일 만에 아래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스케치업


위의 사진이 먼저 말한 최양업 신부 기념 성당. 10년만의 3D 도전 과제였다.


[첫째날] 원래대로면 벽을 먼저 쭉 올리고 창을 뚫어야 하는데 


스케치업


 구조야 머리속에 있는데 구현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벽을 한번에 올리고 창을 넣는 것이 좋지만 기술적 한계가 있어서, 기둥과 벽을 먼저 올리고 참을 다시 평면으로 만들어 붙여 나갔다. 


[둘째날] 역시나 십년의 세월의 무게는 컸다. 업무 시간 8시간이 지나는 동안 첫째 날보다 별다른 진도가 나가진 않았다.


스케치업


 그래도 출입구와 전면의 박공지붕을 만들었다는 것과 왼쪽의 창문을 만든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스케치업 배움의 2일 차를 마무리했다.


[셋째날] 이제 뭔가 좀 한듯 싶다. 하루나 이틀만 더 해보면 이제 디테일한 부분까지의 모델링이 끝이 날것 같다. 소문에는 구글스케치업에도 브이레이가 있다는데 [아직 맵핑과 렌더링은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닥치면 어찌어찌 되겠지.]


스케치업


공짜 프로그램이 이 정도면 뭐 더할 말이 있겠는가? 싶다.


[넷째, 다섯째날] 커다란 모델링은 다 끝이 났다. 운 좋게 오늘 스케치업용 브이레이를 구했다. 이제 맵핑하고 라이팅만 잘하면 될 거 같은데, 시공현장에 좀 오래 있었더니 기술적인 것은 이제 잘하지만 대학 때 부터 없던 미감이 지금은 더 없는데, 과연 어떤 결과를 낼런지 궁금하다.


스케치업


 3일차 와 크게 바뀐 것이 없어 보이겠지만, 2일 동안 죽을동 살똥 했다. 지붕과 선이 그냥 선으로 보이지만 장인 정신으로 한 땀 한 땀 따 올린 입체이다. 거멀 접기로 디테일하게 만들었다. 지나고 나니 그냥 선으로만 그렸어도 됐을 거 같았는데, 노가다 자존심이 있지 아무리 3D 모델링이라도 도면과의 1:1이 중요 하다. 


[여섯 째날 오후] 브이레이도 구했건만, 이쁜 맵핑 + 렌더링 및 포토샵 리터칭 자신이 없다고 머리가 신호를 보내 왔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돈 주고 외부에 맞기기에는 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그래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건설사 본사 공무팀인 내가 3D 모델링을 하고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 하고 있는 것도 좀 우습고, 10년 안에 내가 3D를 할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윗 사람에게 시간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하고 업체에 납품 받던 대로 배경을 넣지 말고 신부님에게 스케치업 프로그램하고 지금 작업하는 모델 파일을 주자고 건의 했고, 신부님에게 연락을 넣어 보니 오케이 받았다고 한다. 다행이다. 미감이 떨어져서 마감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포토샵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또 어떻게 생각해보니 완성된 씬만 보던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류의 3D 모델을 주는 것이 기쁜 일일지도 모르겠다. 마우스만 몇 번 돌리면 자신의 건물을 전후 좌우 상하 아무 곳 에서나 보면서 설명할 수 있으니 설명을 좋아하는 신부님에게는 최상의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대신에 스케치 업으로 이 파일을 보는 방법 설명서를 만들어 드려야 겠다. 

 

 내일까지는 끝마쳐야지. 역시 세월의 흐름은 사람을 중도로 걷게 한다. 5년전만 됐어도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해서 랜더링 및 리터칭을 팔수 있을 정도로 익혔을 텐데 말이다. 

 

스케치업


그런데 구리 재질 맵은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이다냐?

[칠일째날]  드디어 그냥 저냥 봐줄만한 3D 작업이 끝났다. 잦은 클릭질에 오른손의 검지에 마비가 올 지경이다. 다음 주부터는 새로운 일을 해야기에. 후작업(포토샵으로 이거저거하기) 없이 첫 번째 스케치업 모델링을 마무리 했다. 


스케치업


 그나저나 브이레이는 정말 무시무시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스케치업에서 기본적으로 보이는 매핑과 V-RAY를 건 결과물의 괴리가 너무 심하다.


스케치업


 렌더링 걸기전에는 결과 같이 짐작이 가지가 않는다. 그나저나 정말 구리는 어디서 구해야 하는 것인가? 구리야~ 어딨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우선은 스케치업이 모델링은 맥스보다는 엄청 편하다는 점과 맵만 잘 주워 모으고 플러그인만 잘 쓰면 좋을 거라는 점 두 가지를 안 것으로 만족한다. 결론은 스케치업 최고다. 그러나 이 건물 3차원 작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삼고 싶다. 너무 힘들다. 앞으로 3D는 업체에 맡기는 걸로 하자 돈 주고 맡기는 걸로 하는 것이 맞겠다. 일주일동안 이거 만들 돈이나 외부에 맡길 돈이나 거의 같겠네. 

 

 스케치업의 단점이라면 프로그램이 좀 불안하다. 저장을 자주 자주 해야겠다. 또한 캐드기능이 합쳐 지면 참 좋을 거 같지만, 공짜 프로그램인데 불가능 할 것이라 본다. 조명 콘트롤도 좀 아쉽지만 그래도 굿이다..

 

 또한 스케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직감적인 모델링 (너무 큰 비약이지만 맥스로 모델링을 도스시대의 끝물이라 보면, 스케치업은 도스 끝물 다음에 나타난 윈도우 정도랄까?)

 

 그래도 초 고퀄리티 3D는 스케치업보다는 맥스에 1표를 더 주겠다. 나같이 중상 정도의 컬리티만 있어도 좀 하는구나 여겨질 환경은 스케치업에 한표다. 

 

 렌더링 한 것은 좀 챙피해서 숨겨 두고 주임 신부님에게는 만들어 놓은 파워포인트 자료와, 스케치업 프로그램(설명서)과 스케치업 파일을 CD로 만들어서 보냈다. 

 

[팔일차] 일주일 동안 고생했는데, 렌더링 하면 어떤 모습인지 한번 보긴 해야겠다. 맵을 많이 못 구해서인지 뭔가 좀 아쉽다. 


 종합건설 시공회사 당기는 냥반이 이 정도면 너무 잘한 거지라고 생각 한다.


 아래는 허접하지만 37세 아재도 7일 동안 스케치업 배우면 이정도 한다 차원에서 올려 본다. 맨위가 실물 사진, 색이 파스텔톤 선이 쫙쫙 그어져 있는 것이 스케치업 최종선이 없고 진한 색이 브이레이 렌더링 결과 물이다. 동판맵을 못 구한 것과 석재가 밋밋한 것과 마당 바닥 고압 벽돌이 아쉽지만. 대학 이후 10년 만에 한 3D 결과 치고 이 정도면 미친 퀄리티라고 자축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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